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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책장

[초등저학년 추천책] 요시타케 신스케: 심심해 심심해

요시타케 신스케는 정말 꼭 기억해야 할 작가중의 하나예요.

일본 작가라 선입견을 가질 수 있겠지만, 정치, 외교 이런거 다 떠나서 이 작가의 책들은 모두 다 ‘생각할 꺼리’를 유쾌하게 주고 있어요. 

요 시리즈도 초등학교 저학년들 보기에 좋지요.  

 

‘심심해 심심해’ 표지만 봐도 심심함이 느껴집니다.

이 심심한 표정. 단순하게 그린 그림이지만 정말 포인트를 잘 살린 것 같아요. 

 

의자에 앉아서 표현하는 심심함의 자세들.

그런데 이걸 하나하나 보는 독자의 입장은 전혀 심심하지 않고 재미있네요. 어쩜 이렇게 표현했을까! 하면서요. 

 

 

아이가 심심해서 소파에서 뒹굴거립니다. 우리집에도 이런 아이 있지요?

아이들이 이러면 이제는 엄마한테 갑니다. 그런데 엄마의 반응. 정말 거울 속의 나를 보는 것 같아요. 

 

아이들은 시간이 많은데 엄마들은 참 바빠요. 서둘러 식사 준비를 하려는데 심심하다고 하면 뭘 해 줄 수 없지요. 

그래도 이제 이 아이는 커서 엄마가 바쁘다고 하면 알아서 혼자 놀 줄도 아네요. 

 

 

그러다가 아이는 ‘심심함’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심심함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심심함은 무엇인지?,

'심심해'라는 말이 어떻게 삼삼해, 송송해, 숨숨해가 아니라 왜 '심심해'가 되었는지,

심심한 사람이 300명이 모이면 재미있어질지, 심심해질지.

어른들도 심심해하는지, 심심할 때 뭘 하는지. 정말 여러가지 질문을 끊임없이 해요. 

 

그런데 이런 생각하는 거, 책을 읽으면서 보니 ‘나는 언제 이런 생각을 해 봤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냥 주변에 닥친 상황, 느낌 그저 당연하다고 느끼고 ‘생각’이라는 것을 해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렇게 생각하는 것을 책으로 보니 참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같이 생각을 해보려 했지만, 이미 너무 머리가 굳었는지 쉽지는 않네요. 

 

생각이란 건 사실 거창한 건 아닌데, 이것도 습관인 것 같아요.

작은 일이라도 한 번쯤 생각을 하는 데에서 창의력도 생기고, 새로운 발견도 생길 수 있고,

자기만의 무언가 느낌표도 한 번 가질 수 있겠지요.

책을 읽어주는 것도 이런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려는 노력중의 하나인데,

이 책을 통해 정말 중요한 것을 배우게 되는 것 같아요. 

 

심심한 시간을 통해 생각할 거리를 발견해 내는 것.

아이들이 심심할 때에도 이런 생각을 하게 함으로써 생각하는 힘을 조금이나마 키워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라면 매력인 것 같아요. 

 

요즘은 TV에 인터넷에 정말 수많은 정보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어요.

정보를 받아들이는데만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저도 틈만나면 생각을 하기 보다 뉴스나, 맘카페의 글을 기웃 거리거나, 쇼핑앱을 열어보고 있어요.

가만히 생각하던 때가 언제였나 기억을 더듬어보면 참 가물가물하네요.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저도 잠시 반성 좀 했답니다.